사람들은 흔히 말한다.


“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봐.”


맞는 말이다. 하지만 쉽지 않다.


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, 결국 내 생각과 경험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바라보기 쉽다.


특히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. 나는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. 나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니 상대방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.


그래서 상대방이 나와 다르게 행동하면 “나는 저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”, “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하지?”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. 나에게 당연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.


또 우리는 상대방의 상황을 모두 알 수 없다. 우리가 보는 것은 그 사람이 한 말이나 눈앞에서 한 행동의 일부일 뿐이다. 그 행동을 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,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.


예를 들어 회사에서 평소에는 조용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화를 냈다고 해보자. 우리는 그 사람이 화를 낸 모습만 보고 “저 사람은 원래 화를 잘 내는 사람인가 보다”라고 생각할 수 있다. 하지만 그전에 다른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.


이런 식으로 한 장면만 보고 상대방의 생각이나 성격을 모두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. 하지만 우리가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은 그 사람의 삶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 수 있다.


감정이 생기면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기는 더 어려워진다.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으면 “내가 뭘 잘못했는데?”, “왜 나한테 저렇게 말하지?”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.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생각하기보다 내가 왜 화가 났는지를 생각하게 된다.


사람은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. 화가 나서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고, 자존심 때문에 손해를 볼 수도 있다. 때로는 본인도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.


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할 때 반드시 논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. “왜 저렇게 행동했는지 모르겠다”에서 끝내기보다 “내가 아직 모르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다”라고 생각할 수 있다.


그리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과 그 사람의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다르다.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이해하면서도 그 행동은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.


결국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아니다. 내가 가진 생각이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.


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고,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.


그래서 상대방을 바로 판단하기보다 “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?”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.